최근 스페인의 중고거래 플랫폼인 월러팝(Wallapop)이 8억 4천만 달러 밸류에 1억 9천만 달러를 유치했다는 소식(1)이 있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프랑스 서비스인 베스티아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가 2억 달러 이상을 유치를 하여 유니콘이 되었다는 소식(2)이 들려왔습니다. 연이어 인도에서도 중고폰 거래 플랫폼인 캐쉬파이(Cashify)가1,500만 달러를 유치(3)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이베이 Ebay와 크랙리스트 Craisglist는 물론이고 국내의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포함해서 최근 큰 성과를 이루고 있는 당근마켓까지 중고거래 시장은 항상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벤처투자의 각광을 받는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의 성과는 세 가지 요소가 딱 맞았기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1. 투자자가 주목하는 패러다임의 변화
2. 코로나로 인한 불경기
3. 코로나로 인해 바뀐 경제적, 기술적인 요소

위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 중고시장의 성과와 성장에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는 ESG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최근 투자자도 ESG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ESG는 경영과 비즈니스에 있어 단순 이익이 아닌 사회적, 환경적 요소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를 해야 한다는 철학입니다. 신제품을 소비할 때 환경적, 사회적 문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를 보았을 때, 미국에서 1년간 배출하는 탄소 중 22%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4)가 있을 정도로 생산 과정에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합니다. 사회적인 면에서는 최근 인도에서 애플 위탁 생산 공장에서 대규모 시위(5)가 있을 정도로 인권, 임금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은 곳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환경적인 측면만 봤을 때는 중고거래가 장점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새로운 제품 생성 과정이 생략되고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일자리를 잃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걸 기대할 수 있습니다. 투자적인 관점은 ESG 중 E(환경)에 집중되어 있어 환경적인 측면이 가장 부각되는 중고거래가 각광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불경기

경기가 코로나로 인해 많이 타격을 받으면서 많은 분들이 자금 축적을 위해 가장 먼저 중고거래를 하였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물품을 팔고 필요한 제품은 신제품이 아닌 중고제품으로 충족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 쓰레드업(ThredUp)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6) 소비자 3명 중 2명은 자금 확보를 위해 중고의류품을 판매할 의사가 있으며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소비자 5명 중 4명이 중고물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이 중고 거래에 더 열려있으며, 젊을수록 중고거래를 이용해보았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 두 그룹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주목한 코로나 실업 타격을 가장 많이 그룹이라는 공통점(7)이 있습니다. 이들이 경제 회복에서 뒤로 밀려나는 만큼 중고거래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기술적 한계와 소비가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 추이에서는 재미있는 요소가 발견되었습니다. 2007년 아이폰이 첫 발매되었던 해에는 약 1억 대의 시장에서 9년 후인 2016년에는 약 15억 대의 시장으로 성장(8)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15억 7천만대로 성장하며 2016년 대비 5% 정도로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을 해보면 해마다 매우 빠른 기술 발전을 따라가기 위해 매년 기기를 업그레이드하던 소비자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작년과 올해 모델 사이의 성능 차이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신제품 소비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 중고시장이 많이 개척되고 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 중고거래 시장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 흐름이었지만 최근에는 내수에 집중하는 업체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적 한계를 포함하여 무조건 신제품만 선호하기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죠.

패러다임 시프트 Paradigm Shift

패러다임 시프트란 시장의 근본적인 무언가가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 여러 가지 패러다임 시프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겪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은 그 중심에 있으며 환경을 비롯한 ESG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코로나로 인해 임금의 양극화 그리고 소비 가치의 근본적인 변화가 합쳐지면서 일종의 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현상)이 생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다시 바뀔 수도 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일명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화 시기로 접어들면서 그들이 축적한 부를 후손들이 상속을 받을 거란 예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베이비부머들이 축적한 부가 30조 달러 규모(9)라 예상이 되는 만큼후손들은 한순간 어마어마한 부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시기가 오면 소비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상황은 중고거래 시장에 있어 매우 좋은 상황이란 것입니다.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때 성공을 한 업체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가 됩니다.

참조 링크

1. https://techcrunch.com/2021/02/24/spains-wallapop-raises-191m-at-an-840m-valuation-for-its-classifieds-marketplace/
2. https://techcrunch.com/2021/03/02/vestiaire-collective-raises-216-million-for-its-second-hand-fashion-platform/
3. https://techcrunch.com/2021/03/03/cashify-raises-15-million-for-its-second-hand-smartphone-business-in-india/
4. https://resource.temarry.com/blog/what-contributes-to-carbon-footprint-in-manufacturing#:~:text=The%20manufacturing%20industry%20is%20one,emissions%20in%20the%20United%20States.
5. https://fortune.com/2020/12/14/apple-iphone-india-factory-workers-protest-attack/
6. https://www.thredup.com/resale/#resale-growth
7.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101260155
8.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63437/global-smartphone-sales-to-end-users-since-2007/
9. https://www.forbes.com/sites/markhall/2019/11/11/the-greatest-wealth-transfer-in-history-whats-happening-and-what-are-the-implications/#:~:text=Baby%20Boomers%2C%20the%20generation%20of,the%20%E2%80%9Cgreat%20wealth%20transfer.%E2%80%9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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