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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부터 공략한 '몸값 107조 원' 스트라이프의 성장 전략

<사진 제공 : 스트라이프 사이트>

스트라이프 Stripe가 최근 950억 달러(1)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을 받았습니다. 직전에 진행된 시리즈 G 연장 라운드에서 밸류에이션이 대략 360억 달러(2)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1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거의 3배 증가했습니다. 구주 거래 시장에서 스트라이프가 1,150억 달러(3)의 가치로 거래된 사실을 보면 구주를 들고 계신 기존 투자자 의견과는 다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프는 이번 투자로 인해 전 세계에서 2번째, 미국에서는 가장 큰 유니콘 기업이 되었습니다 (4). 2010년 창업 기업으로서 불과 11년 만에 이뤄낸 성과이며 상장한 쿠팡보다도 더 높은 기업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17일 기준) 이미 상장한 페이팔 PayPal과 스퀘어 Square를 비롯하여 온라인 결제 서비스는 과거에도 충분히 활성화된 시장이었습니다. 그만큼 경쟁사도 많고 새롭게 창업을 하는 스타트업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러한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을까요? 스트라이프는 어떤 비법이 있는 건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선택을 과연 누가 할까?

기업에서 결제 서비스로 스트라이프를 도입하는데 얼마나 들까요? 자사 페이지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신용카드 거래 기준 결제 대금의 2.9%과 추가 비용 $0.30을 받고 있습니다(5). 이는 업계 라이벌인 페이팔과 동일한 수준인데요, 중요한 차이점은 스트라이프는 월 거래액 8만 달러 이상부터 할인을 해주지만 페이팔은 월 거래액 3천 달러부터 할인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6). 또한 페이팔은 10 달러 미만 거래에 대해 5%에 추가로 $0.05를 받는 반면, 스트라이프는 5%에 $0.10의 추가 금액을 받고 있으며, 결산이 바로되는 페이팔에 비해 스트라이프는 2일 소요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기업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프보다는 페이팔을 적용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는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트라이프는 역대 스타트업의 성장 신기록을 경신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수치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존재하는데요.
오프라인에서 카드 단말기로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온라인에서는 PG사(Payment Gateway, 전자결제 사업자)를 통해서 결제 시스템이 구축되는데요. PG사를 도입할 때 비용, 기능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제일 많이 간과하는 사항은 도입 난이도입니다. PG사를 도입할 때 비즈니스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동시에 개발적인 자원이 투입되는 점 또한 필히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인 경우에는 개발 비용이 크게 나가는 것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저와 함께 성장하라

스트라이프는 유저와 함께 성장하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대략 200만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7).(2019년 기준) 이때 확보한 200만 고객사 중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나 영세기업인 것을 보아 앞서 말씀드린 개발적인 요소가 PG사를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라이프가 영세기업에게 매력적인 UX를 제공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판단하였다고도 유추할 수 있죠. 특히 2020년 3분기 기준 분기 매출이 20억 달러 규모였으며, EBITDA(에비타, 이자, 세금 미지급 및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가 자사 회계기준으로 1억 2,000만 달러(8)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스트라이프의 전략이 적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고객사들이 펠로톤 Peloton, 웨이페어 Wayfair, 위시 Wish, 줌 Zoom, 슬랙 Slack 등(9) 최근 급 성장한 기업들인 점을 보아 해당 전략은 창업 초기 때부터 세웠다는 걸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스트라이프의 고객사들이 큰 규모로 성장하면서 앞서 말씀드린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타사로 이전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다른 이유보다 바꾸기 귀찮아서라고 간단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억 단위로 일어나는 기업 입장에서 앞자리가 바뀌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수료 혜택을 위해 개발 자원을 투입해 작업하는 것이 오히려 낭비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 개발자가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ROI가 나오지 않을 수 있죠.

스트라이프라는 브랜드가 뭐가 중요한가

그중에서도 바꾸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라이프가 자사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페이팔을 비롯하여 많은 경쟁사들은 결제 시 고객에게 자사 플러그인 활용 혹은 자사 페이지로 이동하게 하는 반면 스트라이프는 페이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끔 코드를 구현하였습니다. 고객과의 접점을 포기하고 온전히 서버 측 개발에 집중한 것이죠. 이는 결제에서 이질감을 느껴서 결제가 불발되는 사례를 겪은 고객사를 포함하여 고객에게 일관성 있는 UX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고객사들에게 큰 가치로 다가갔을 겁니다.

앞으로의 과제들

경쟁자들 역시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이미 오프라인에서 성과를 거둔 스퀘어가 최근 온라인 결제까지 시장 영역을 넓혀가는 행보를 보이며 스트라이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페이팔 역시 자회사인 벤모를 통해 비슷한 영역에 색다른 서비스 출시를 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아디옌 Adyen, 중국의 알리페이 AliPay와 위페이 WePay, 심지어 온라인 거대 공룡인 아마존(10)도 결제 영역에서 열심히 영역을 확장하는 만큼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입니다. 모두 돈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어야 이기는 게임이라고 판단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동료 핀테크 유니콘인 브렉스 Brex는 은행 인허가 신청을 최근에 신청(11) 했으며, 경쟁사 스퀘어도 유타주에 은행을 개업하기도 했죠(12). 스트라이프 역시 이런 경쟁사들의 행보를 마냥 지켜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시중 은행들과 협업을 통해 고객사들에게 은행의 기능을 제공하는 신규 피처를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13). 유사은행이 되는 것이 최근 경영 전략 종착점이 된 만큼, 비싼 은행 인허가를 신청하는 대신 스트라이프의 서비스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전과 같이 전략이 적중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고객사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온 만큼 가능성을 두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콘텐츠는 'nu 인사이트'입니다. nu 인사이트는 해외 스타트업 트렌드, 국내 스타트업 이슈 등 스타트업 관련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넥스트유니콘(https://www.nextunicorn.kr)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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