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히포티앤씨가 30억원대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인력 충원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솔루션 임상시험에 사용할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히포티앤씨는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열고 투자금을 조달했다.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RCPS(상환전환우선주) 신주 3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형태였다.
투자에는 재무적투자자(FI) 2곳과 전략적투자자(SI) 1곳이 참여했다. FI로는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 스타퀘스트자산운용이 나섰고, SI로는 인성정보가 투자금을 보탰다. 투자금액은 3곳 모두 10억원씩으로 같았다. SI로 합류한 인성정보는 네트워크 설계·구축 전문업체로 연간 매출액 2000억원(연결기준)이 넘는 코스닥 상장사다. 이번 투자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히포티앤씨가 투자금을 조달한 건 1년여 만이다. 앞서 2020년 9월 씨앤벤처파트너스로부터 시드(Seed)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투자금 조달을 통해 후속 투자 유치 전까지 성장기반을 다질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2020년 문을 연 히포티앤씨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ADHD, 우울증, 당뇨, 피부질환 등을 디지털 기술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단연 주목받고 있는 건 ADHD 관련 진단 기술과 치료제다. 히포티앤씨는 VR(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 ADHD를 진단하고,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VR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집중력 강화와 과잉행동 조절을 훈련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디지털 치료제는 ADHD를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에게 약물 치료나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게 하는 것보다 거부감이 크지 않은 까닭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를 대하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아킬리(Akili)가 만든 ADHD 치료용 게임이 최초로 판매승인을 받으면서, 디지털 치료제를 약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에 나선 기관투자자들은 히포티앤씨가 보유한 ADHD 진단·치료기술에 주목했다. 특히 진단솔루션인 'AttnKare-D'의 경우 최근 열린 CES2022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가상&증강현실(Virtual&Augmented Realtiy)'과 '디지털헬스&웰니스(Digital Health&Wellness)' 분야에서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히포티앤씨 투자사 관계자는 "미국 FDA의 디지털 치료제 허가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보고 약의 개념이 과거 '물질 기반'에서 '소프트웨어(게임·솔루션 등)'로 확장되는 흐름을 파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찾던 중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히포티앤씨에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초등학생 35만명이 ADHD를 앓고 있고, 이 중 7만명 정도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며 "히포티앤씨는 ADHD를 진단하는 AttnKare-D뿐만 아니라 치료제인 AttnKare-T까지 개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ADHD 치료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