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직원 10명 중 9명이 쓰는 ‘블라인드’, 어떻게 미국에서 성공했을까?
국내 커뮤니티와 소셜 플랫폼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블라인드입니다. 2013년 한국의 스타트업 팀블라인드가 출시한 블라인드는 20215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습니다. 메타, 우버, 페이팔 등 주요 글로벌 기업 직원의 90%가 블라인드를 사용하며 직장인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인도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70%(구 트위터) 직원의 95%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30만 개의 기업의 인증된 임직원 900만 명 이상을 보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죠. 2025년 1월, 팀블라인드는 인도 서비스 출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블라인드는 익명성을 보장하고 여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 내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보안을 기반으로 긴 근무시간과 불공정한 관행, 해고에 관한 토론을 자유롭게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되었죠. 특히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의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을 최초로 보도하며 직장인들의 유일한 소통 창구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주목한 블라인드
2021년 5월, 블라인드는 3,700만 달러 (약 416)억원의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했는데요. 해당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미국의 Storm Ventures와 DCM Ventures가 지분을 늘렸으며, Main Street Investment, US Cisco Investment, Singapore Pavilion Capital와 같은 글로벌 투자 관리사들도 새롭게 합류했죠.
2023년, 블라인드는 미국 타임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때 블라인드는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 애플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요. 국내외 직장인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블라인드. 어떤 전략으로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블라인드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
1. 철저한 익명성 보장
블라인드는 특허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 데이터와 인증용 데이터를 철저히 분리합니다. 재직 인증은 유지하되, 개인이 특정될 수 없는 방식으로 익명성을 보호하죠. 이 덕분에 사용자는 기업의 각종 이슈에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인데요. 실제 이해당사자들의 진솔한 의견이 모여 신뢰받는 플랫폼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버의 성희롱 스캔들과 같은 민감한 사안이 블라인드를 통해 투명하게 논의되며, 내부 고발 창구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2. 전략적인 교민 사회 활용
초기 미국 진출 당시, 현지 미국인 대상이 아닌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교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헀습니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교민들을 첫 번째 유저층으로 확보하면서, 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방식은 초기 사용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용자층을 확장하는 것이 비교적 쉬워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죠.
블라인드의 해외 진출 사례에서 배울 점
문화적 맥락 제대로 이해하기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문화와 사용자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그대로 해외에 적용한다고 해서 같은 성과를 거둘 수는 없죠. 특히 백인과 흑인 등 현지인을 바로 타깃으로 삼기보다는, 해당 국가에 이미 익숙한 교민이나 교포를 초기 사용자로 확보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이는 사실 새로운 방식은 아닙니다. 이미 미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 시, 교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교민들은 해당 국가의 문화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어, 제품이나 서비스의 초기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초기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후 본격적으로 현지인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 하버드, 스탠퍼드 등 유학생이 많은 대학을 중심으로 가입을 받았습니다. 유학생들이 모국으로 돌아가서도 페이스북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글로벌 확장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플랫폼 전략
블라인드의 성공 사례는 플랫폼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요소들을 잘 보여줍니다. 철저한 익명성 보장, 초기 진입 시장 선정, 문화적 맥락 이해 등은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다른 플랫폼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특히 플랫폼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은 단순히 언어 번역이나 기능 추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현지 사용자의 신뢰를 얻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이 필수적이죠. 블라인드는 미국 내 교민 직장인을 초기 사용자로 삼고 그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플랫폼을 정착시킨 후, 점진적으로 현지인을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 대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유기적 성장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플랫폼 글로벌 진출, 성공의 핵심은 ‘사람’
앞으로도 블라인드의 사례처럼,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는 각 시장의 특성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단계적인 확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익명성, 신뢰, 커뮤니티 중심의 플랫폼이라면, 현지 사용자의 실제 필요를 반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죠.
앞으로 글로벌 플랫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년까지 아시아 및 인도 시장의 플랫폼 사용자는 30% 이상 증가하고,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소셜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은 연평균 5.8%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면,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현지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플랫폼 서비스의 본질은 결국 ‘사람’입니다. 현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꾸준히 반영하고,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것이야말로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