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유치, 대표자 가지급금을 주의하세요!
스타트업 투자 유치, 대표자 가지급금을 주의하세요!
작년에 이어 2023년 역시 스타트업 생태계는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항상 자금 소진율인 번 레이트와 생존기간인 런웨이를 체크하며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스타트업에 있어 투자는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만큼 성공적인 스타트업 투자 유치를 위한 재무 정보의 중요성 역시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재무 정보 관리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재무제표를 투자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매출이 거의 없거나 안정적이지 않아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재무 정보에 대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해당 스타트업의 팀 구성, 사업 아이디어, 혁신적인 기술, 창업자의 역량 등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투자 가뭄에 시달리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스타트업 투자자들도 더욱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 잠재력만 보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재무 정보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모든 기업의 재무 정보는 재무제표를 통해 거의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란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 회사의 자금 현황, 재무, 손익잉여금 등을 나타낸 자료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 중 초기 스타트업이 쉽게 간과하는 대표자 가지급금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출금액, 가지급금
기업에 들어오고 나가는 돈은 모두 출처가 명확해야 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돈이 발생할 때가 있는데요. 그중 기업에서 돈이 나갔는데 그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임시 계정이 바로 ‘가지급금’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자가 회사 자금과 개인의 자금을 미처 구분하지 못하고 혼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는 합니다. 또는 증빙 없이 현금으로 대가를 주는 관행 탓에 기업 입장에서는 증빙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러한 모든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출금액은 대표자 가지급금으로 처리가 됩니다. 대표자가 회사의 돈을 빌린 대여금과 같은 성격으로 간주되는 것이지요.
대표자 가지급금은 기업에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이것이 대표자의 횡령이나 배임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이사회 결의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아 대표자 가지급금을 다루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법상 기업과 특수관계자의 거래에는 많은 제재가 따릅니다. 세법에서 대표자 가지급금은 회사의 비즈니스와 관계없이 빌려준 돈으로 보는데요. 이에 따라 연 4.6%의 ‘인정이자’라는 이익금을 가산하게 됩니다. 무상 또는 저리로 빌려준 대표자 가지급금에 대해 법으로 정한 일정한 이자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실제로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정이자만큼 회사 손익에 가산하여 법인세를 더 부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마지막으로 재무제표 상 대표자 가지급금이 있으면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금융권 대출 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신뢰도 중요해
다음으로 가지급금이 스타트업 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투자자는 가지급금을 반기지 않습니다.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대표자가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의 자금을 외부로 반출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에 매우 큰 리스크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초기부터 대표자 가지급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대표자가 개인의 돈과 회사의 돈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나아가 대표자의 재무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로서는 투자금이 회사의 사업에 제대로 사용되리라는 믿음을 얻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실례로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재무실사 중에 소액의 대표자 가지급금이 발견되어 투자가 철회된 경우가 있었는데요. 아무리 적은 금액일지라도 대표자 가지급금이 있는 회사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가진 액셀러레이터를 만나본 적도 있습니다.
가지급금이 발생하는 것은 달리 말해 회사의 재무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은 특히 초기일수록 사업 과정에서 여러 변수를 맞이하는데요. 따라서 스타트업 투자 유치 시 가지급금은 투자자에게 절대 환영받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가지급금 발생을 미연에 막아야
재무 업무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가지급금은 결산 시점에 미리 재무제표 내용을 파악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합니다.
대표자 가지급금의 경우 대표자가 빌려 간 돈이므로 대표자가 가져간 돈은 대표자가 갚는 것이 1차적이며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대표자가 가지급금을 갚기 위해 급여를 올려 받거나 자기주식 매입 등 시중에 다양한 가지급금 해결 방법이 안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스타트업 투자 유치를 위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가지급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입니다.
사업 초기부터 대표자의 돈과 회사의 돈을 명확히 구분해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투자 유치 시 가장 큰 재무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대표자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라 할지라도 회사와 대표자는 엄연히 다른 실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필자 소개
브릿지파트너스 강래경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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