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메타가 비공개 경매에서 피터지게 싸운 이유
구글과 메타는 어떻게 AI 기술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요? 이들이 비공개 경매에서 피터지게 싸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AI 기술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AI의 도래가 인류에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인공지능의 최전선 ⟪AI 메이커스⟫를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구글·바이두·마이크로소프트가 목맨 비공개 경매, 최종 승자는?
2007년 토론토대학교 교수 제프리 힌턴은 AI 핵심기술의 근간이 되는 ‘딥러닝’을 개발했습니다. 모두가 AI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할 때 묵묵히 연구했던 힌턴은 2012년 음성과 이미지 식별기능을 탑재한 딥러닝 기술인 ‘알렉스넷’을 발표했는데요. 이 기술은 현재 가장 천재적인 컴퓨터과학 기술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찍이 구글, 바이두, 마이크로소프트, 딥마인드는 이 기술을 얻기 위해 힌턴이 설립한 ‘DNN 리서치’를 통해 비공개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낙찰가는 4,400만 달러, 경매의 최종승자는 구글이었습니다.
구글에게 선수 뺏긴 메타의 쿨한 패배 인정
메타는 비공개 경매를 통해 제프리 힌턴의 기술력을 구매해 딥러닝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구글의 뒤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 내 AI연구소 설립을 조건으로 딥러닝 분야의 또 다른 권위자인 뉴욕대학교 교수 얀 르쾽을 영입했는데요. 2015년 10월, 메타는 바둑 AI 개발 진행을 공식 발표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구글에 선수를 뺏기고 맙니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와 얀 르쾽은 빠르게 패배를 인정하고, 메타(당시 페이스북)에 알파고의 성공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메타는 바둑판에서 노선을 틀어 SNS상의 얼굴 인식, 언어 번역, 자동 자막생성 등의 기술을 구현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정부의 손을 타며 통제 불가능해진 AI
제프리 힌턴과 얀 르쾽이 빅테크 기업에 AI 기술을 판 것은 돈 때문이 아닙니다. 사업자가 아닌 학자로서 자신의 연구를 위한 최적의 정착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술이 정부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2014년 구글 소속 연구자 알렉스 그레이브스는 얼굴을 비롯한 세밀한 이미지를 마음대로 생성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술인 ‘GANs’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AI 기술인 ‘딥페이크’입니다. 국내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큰 문제였는데요. 미국에서도 2016년 대선 기간 중 오바마와 트럼프의 얼굴 이미지를 도용한 선전영상이 메타에 퍼졌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미국 국방부가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경영진과 비밀리에 전쟁용 AI 살상 무기를 개발해 큰 논란을 빚은 적도 있습니다. 해당 논란은 구글 개발자 9인의 폭로로 밝혀졌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계약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구글이 사업 추진 노선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소수민족 탄압에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고, 전 세계 모든 군대에 AI 기술이 도입된 상태입니다.
딥러닝의 개척자가 내다본 AI의 미래
제프리 힌턴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 ‘강화학습’은 그 해답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머신러닝의 등장 및 미래를 설명하는 강연회에서 머신러닝 작동 방식 중 하나로 강화학습을 뽑으며 기존 주장과 반대되는 언급을 했는데요. 대부분의 연구자가 생각하는 AI의 미래형은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AI 즉, AGI(인공 일반 지능)인데 힌턴은 그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힌턴은 AGI가 너무 거창한 과업일뿐더러 당장에 다다를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필요 이상의 정보를 지닌 로봇을 개발하기보다 전문 분야가 명확한 로봇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