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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뉴욕부터 보스턴, 토론토 등 북미 동부 지역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하죠. 유년시절을 토론토에서 보낸 제 경험상 눈이 많이 와서 허리까지 쌓인 기억이 많이 납니다. 이런 날에는 ‘Snow Day’라고 하여 학교 수업은 모두 휴강됐고, 학생들에게는 보너스 방학 같은 날이었죠. 하지만 이달 초, 뉴욕에서 재밌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런 ‘Snow Day’를 오는 9월 신학기부터 폐지를 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입니다(1).
원래 미국은 눈이 많이 오면 등하굣길이 위험하니 수업이 모두 취소됐었는데, 코로나 시대로 인해 화상 교육에 대한 제도가 잡히면서 눈이 오면 화상으로 전환하면 되겠다고 판단을 한 것이죠. 학교들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의무교육 시간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제도를 통해 운영상 불확실성을 없애겠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 많은 변화가 불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고등교육인 대학교육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등록금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라는 악재를 맞게 된 대학들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대학 등록금, 얼마나 더 높아질까?

대학 등록금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1985년 당시 미국 평균 등록금이 $4,885였던 반면, 2017년 $23,835 수준이었습니다(2). 30년동안 약 5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죠. 국내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999년 당시 등록금이 100이라면, 2017년 기준 사립대는 200, 국공립대는 174 수준으로 20년동안 2배가 되었습니다(3). 물가상승률이 같은 기간 58%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높은 등록금은 바로 대학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고, 이는 대학 진학 학생수 추이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교 등록 학생 수 추이를 보면 2010년 총 2,100만명에서 2018년에는 1,96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고(4),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작년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에는 이런 추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보도되고 있습니다(5).

학자금 대출 추이에서도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 학자금대출 부담 규모가 2019년 1.4조 달러 규모에서 2020년 1.57조달러 수준으로 1년사이 약 1,650억 달러 증가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6). 학생은 줄고 있지만 학자금을 위한 대출금은 10%이상 상승한 것이죠.  

코로나19 전에도 대학교의 높은 등록금 상승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학생활을 통해 인맥은 물론 교수들과의 관계, 동아리 활동, 각종 행사 등 대학교에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많은 이점들은 대체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변화나 혁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대학 생활과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코로나 시대에 지금 현재 등록금에 대한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진학이 아닌 에듀테크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이야기는 아마 개발자 채용 대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기업이 엄청난 금전적 혜택을 앞세워 개발자 채용에 전념을 하고 있죠. 심지어 비개발직군의 많은 구직자들이 개발을 배워 이직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찾는 건 학교, 학원이 아니라 교육 스타트업과 온라인 코딩 부트캠프들입니다.

한 온라인 부트캠프는 1년사이에 171% 성장을 할 정도로 이런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졸업 후 6개월 이내 취업률 80%를 자랑할 정도로 교육과정 및 결과에 대한 입증도 모두 된 상황이죠(7).

실제로 이런 에듀테크 시장이 앞으로 더 가파르게 성장할 거란 전망이 대세입니다. 포브스에 의하면 온라인 교육시장만 봤을 때 2019년 190억 달러 규모였던 시장이 2025년 18배 수준인 3,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8). 학생들 입장에서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비용은 절반 이상으로 저렴하니 더욱 이런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에듀테크는 기본적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학생 입장에서도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더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그리는 교육 과정

에듀테크가 그리는 진학 과정은 기존 대학과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실 대부분의 영역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으로 평가하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여전히 나이로 묶어 운영되는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죠. 이런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 에듀테크의 가장 중요한 취지입니다.

심지어 에듀테크 기업들이 상상하는 미래에는 학교는 없고, 각 학생마다 적절한 선생님이 붙어서 개인별 맞춤 교육 과정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각 학생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맞춘 교육과정을 받게 되고, 이는 학생에게 가장 효율적인 교육환경은 물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원으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입니다. 인공지능만이 각 학생에 대한 무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에듀테크에 도입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인공지능기술을 접목시켜 교육을 한다는 스타트업들을 보면 주로 맞춤형 질문을 추천해주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 에듀테크의 모습은 인프라를 통해 개개인의 수용가능한 학생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 콘텐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고, 이는 인공지능기술이 고도화 되기 전 중간단계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듀테크의 철학은 간단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정보를 전파하고, 습득하는데 있다’라는 것이죠. 무형적인 요소들은 부수적인 것이며, 이는 일상에서 배워도 되는 영역이라 판단한 것입니다. 친구들은 동네에서 만나고, 팀워크는 동네 축구팀을 통해 터득할 수 있지만, 결국 정보 습득의 장은 학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럼 대학교의 미래는?

유명 벤처 투자자 겸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은 대학교 시스템을 싫어하기로 매우 유명합니다. 실제로 창업을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대학교 중퇴를 하는 이중 선별하여 1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주는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는 현 대학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불신은 점점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 규모와 함께 대중에게 힘을 얻고 있죠.

이에 대해 뉴욕대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매우 흥미로운 시각을 인터뷰를 통해 드러냈습니다. “상류대학 입학 과정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입사 과정이며, 앞으로 상류대학들은 이런 역할에 대해 더더욱 강화할 것”이라 전망했죠 (9).
대학교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많은 학생들을 한꺼번에 심사하여 필터링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노하우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지원자들에게 비용을 받는 곳은 전세계 어떤 기업에서도 찾을 수 없죠. 이런 HR적인 측면에서 대학들의 역할이 아직 많고,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갤러웨이 교수의 생각입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 남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런 영역에 있어 가장 적합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는 대학들 역시 이런 부분을 더욱 강화하여 새롭게 사회적 가치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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