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와 컬리의 엇갈린 행보
안녕하세요. 매월 첫째 주 금요일마다 찾아오는 NU’s 스타트업 먼슬리 투자 리포트입니다.
투자 현황
2021년 7월의 사업 분야별 투자 건수 동향을 살펴보면 7월 동안 스타트업 투자유치는 총 97번 이루어졌으며, 라이프스타일의 사업 분야가 총 25건, 미디어/마케팅(총 16건), 바이오/헬스(총 15건), 모빌리티(총 8건), B2B(총 7건), 핀테크(총 6건) 순으로 투자를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 건수가 적었던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를 살펴보면 교육, SaaS분야가 각 2건의 투자를 받았으며, 다음으로는 법률, 소셜 임팩트, 유통/물류 분야가 각 1건씩의 투자를 유치받아 2021년 7월 내 투자 유치 빈도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7월의 총 투자유치 금액을 살펴보면, 7월에 이루어진 총 투자 건수 97건 중 투자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40개의 기업을 제외한 총 57개의 기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총 2조 7,746억 8천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가 총 2조 2,990억 원을 투자받아 2021년 7월에 제일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사업 분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총 1,453억 3천만 원을 투자받아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사업 분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미디어/마케팅 분야가 총 821억 5천만 원, 모빌리티 분야가 총 671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투자가 유치된 단계를 살펴보면 투자 단계를 비공개한 13개 기업을 제외하고 총 84개의 기업 중 30개의 기업이 ‘시드’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리즈B 투자를 받은 기업이 총 12개, 프리시리즈A 와 시리즈A 단계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각 11개 기업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의 기업이 인수합병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2개의 기업이 시리즈A 브릿지 단계를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C, F, 프리IPO 단계의 기업들이 각 1개씩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이트
2021년 7월 한 달 동안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는 총 25건의 투자(전체 투자 건수 대비 약 25.77%)를 받으며 약 2조 2,990억 원의 투자를 유치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7월 투자 건수 비율은, 넥스트유니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2021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을 북마크로 추가한(총 201번/약 26.59%) 비율과 유사했습니다. 이는 지난 2분기 투자 동향 리포트에도 언급한 것처럼 투자자들은 역시나 소비자들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서비스&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제일 관심이 많으며, 해당 관심은 3분기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분기 투자 동향 리포트 보러가기)
이번 7월에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 내에서는 반려동물, 인테리어, 아이돌봄 서비스, 맛집 찾아주기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투자유치 소식은 호텔 예약 서비스, 레저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약 2조 원을 투자받은 소식과 신선 식품 새벽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컬리’가 약 2254억 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의 투자 소식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가 났습니다. 이전 7월 2주차 위클리 투자 리포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야놀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매출이 44%나 증가하며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통 큰 투자를 통해 야놀자는 원래 국내 상장을 목표로 했었지만, 약 2년 뒤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하네요. 또한, 컬리는 ‘마켓컬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라는 편안함을 선물해준 라이프스타일 분야 기업입니다. 컬리는 2015년도에 서비스를 시작해 매해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면서 2021년 상반기 기준, 마켓컬리 서비스 사용자들의 재구매율 또한 약 60%에 다다른다고 발표했습니다(1). 마켓컬리는 야놀자와는 다르게 국내 상장을 고려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선물해준 야놀자와 컬리의 투자 유치 소식은 다음 국내 유니콘 기업 탄생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소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본 투자를 통한 야놀자와 컬리의 행보는 아래 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높은 투자 건수를 보여준 분야는 미디어/마케팅 사업 분야입니다. 미디어/마케팅 분야의 스타트업은 7월에 총 16건의 투자(7월 전체 투자 건수 대비 약 16.49%)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넥스트유니콘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미디어/마케팅 분야의 스타트업을 7월 스타트업 전체 대비 약 14.62%를 조회한 것과 유사한 비율을 보여준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7월의 미디어/마케팅 분야의 투자유치 금액은 총 821억 5천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투자를 받은 기업은 지난주 위클리 리포트에서 언급했던 머니브레인으로, AI 기술을 통해 영상 합성, 영상 내 음성 합성, 그리고 딥 페이크 영상 분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마케팅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리턴제로’로, ‘비토’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비토는 7월에 약 160억 원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2). 비토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 덕분에 통화량이 많은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통화 기록이 필요한 사람들, 그 누구보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유용한 모바일 어플이라고 합니다. 리턴제로는 해당 투자를 통해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 개발, 인재 채용, 글로벌 진출 등에 힘을 싣는다고 합니다(3). 리턴제로의 고도화된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야놀자와 컬리의 엇갈린 행보
야놀자와 컬리 - 아마 7월에 가장 큰 화두가 된 두 기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전 두 기업은 미국 상장이라는 같은 목표를 공표한 상황이었죠. 그래서인지, 7월 두 기업의 엇갈린 행보가 매우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한 기업은 세계 최대 VC펀드의 신뢰를 얻어 기존 꿈을 쫓을 수 있게 된 반면, 다른 기업은 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기회를 추진하게 되었죠.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 중 두 회사의 재무적인 상황을 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컬리는 코로나로 인해 배달 수요가 늘어 실적 개선에 대한 큰 기대를 받은 반면, 2020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죠 (4). 반면, 같은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기대되던 야놀자는 같은 시기 흑자전환에 성공하였죠 (5).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아마 기술적인 부분일 것 같습니다. 야놀자는 최근 ‘야놀자 테크놀로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사업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죠. 실제 2019년에 세계 2위 객실관리시스템 개발업체인 인도의 이지 테크노시스를 인수하여 기술적인 부분을 강화하기도 했었죠 (6). 반면, 컬리는 올해 들어서야 충청권으로 샛별배송을 확장하는 등 (7), 기술적인 부분보다 오프라인이 더 중요한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죠. 이로 인해 두 회사가 요구하는 밸류에 있어 컬리보다 야놀자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 두가지 이유만으로 컬리가 미국 상장이 불가하다는 건 아닙니다. 쿠팡 역시 컬리와 비슷하게 이런 이슈가 존재하니 만큼, 결격사유까지 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다만, 쿠팡과는 또 다르게, 전국적인 스케일이 아직 구축이 되니 아니한 상황에서, 6%대로 떨어진 대표의 지분율을 (8) 감안하면, 이렇게까지 성장하는데 있어 너무 많은 자금을 태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며, 이런 부분 역시 감안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면, 야놀자의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는 특수관계인 포함하여 약 42%(9) 지분율을 유지하는 걸로 보아, 컬리보다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야놀자라 해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금번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약 10조원을 인정받은 반면, 이 기업가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 역시 많습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 맞먹는 기업가치가 과연 겨우 흑자나는 기업에게 걸맞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해야 하며, 인수한 기업과 시너지, 추후 성장에 대한 의문성 등 아직 갈 길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흑자전환을 통한 재정적인 안정성 확보는 물론, 인수를 통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및 영업력 확보, 그리고 대표의 지분율로 증명되는 경영적 안정성 등 위험요소를 많이 줄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비슷한 잣대로 본 컬리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갈 길이 매우 먼 상황이죠. 그리고, 코로나 종식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두 기업의 이야기는 앞으로 더 갈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