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분기 스타트업 투자동향
2021년 4분기 리포트
2021년 4분기에는 ‘위드 코로나’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띈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4분기 투자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습니다.
비즈니스 분야별 투자동향
4분기에는 총 400개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고 투자금액은 3조3,623억원에 달했습니다. 10월 투자건수는 97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는데요, 11월에 131건, 12월에는 172건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12월에는 2021년 최대 투자건수를 기록했는데요. 10월과 11월에 8,000억원대에 머물던 투자금액 역시 12월에 1조5,836.5억원을 기록하며 크게 증가했습니다.
4분기에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비즈니스 분야는 ‘라이프스타일’로 112건(총 투자금액 1조3,527.5억원)의 투자유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미디어/마케팅과 70건(4,757.5억원), 바이오/헬스케어가 44건(3,617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핀테크가 24건(3,550.5억원), 모빌리티가 18건(1,545억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10월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분야가 강세를 띄었고, 바이오/헬스케어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11월도 역시 여행,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와 의료 인공지능과 원격의료 등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많은 투자금액을 유치했습니다. 12월에는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서 투자가 늘었는데요.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필두로 미디어/마케팅, 핀테크,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많은 투자를 받았습니다.
4분기 투자유치 TOP10
4분기에는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이 일상화되며 생활과 밀접한 라이프스타일 분야 기업들이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는데요. 2022년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가 홍콩계 사모펀드에서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도 MZ세대의 호응을 등에 업고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크라우드펀팅폼 와디즈도 1,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와디즈 금융, IP사업 등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2021년 3분기에만 55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 11월 1,0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포티투닷은 시리즈A 단계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투자받은 국내 스타트업이 되었는데요. 현재 도심형 통합 자율주행 솔루션인 ‘유모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음원 전문 투자사인 비욘드뮤직컴퍼니도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비욘드뮤직은 검증된 음원IP를 매입해 활용하는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데요. 업계에서 검증된 전문인력들을 활용해 우수한 음원IP 매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프롭테크 분야의 알스퀘어도 85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동남아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 불균형을 없애고, 공유 오피스나 낙후된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 비즈니스 등에 이용되는 프롭테크 분야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4분기 투자단계
4분기에는 팁스선정 단계부터 시드, 프리시리즈A-C, 시리즈A-C까지 14단계의 투자유치 단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개된 327건의 투자단계 중 시드투자가 103건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시리즈A가 62건, 프리시리즈A가 55건, 시리즈B가 33건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에는 22건의 인수합병이 있었는데요.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뿐만 아니라 유니콘들의 스타트업 인수가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제 유니콘들의 스타트업 인수가 기존 스타트업들이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예로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타다의 운영사인 VCNC를 인수했는데요. 결제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모빌리티서비스와 금융서비스가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쏘카는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는 모두의주차장의 운영사인 모두컴퍼니를 인수했고, 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도 인수한 바 있습니다. 야놀자의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우드는 인공지능 기반 애드테크 기업인 데이블을 흡수했고, 인터파크의 지분 70%를 인수했습니다. 카카오는 12월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인 그립 컴퍼니를 1,800억원에 인수했는데요, 2021년 총 23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해 5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인수합병을 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2021년의 요약본 같았던 4분기_#위드코로나
2021년 4분기는 2021년 전체의 축소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20년 전체 벤처투자 규모가 약 4.3조원이라고 했을 때, 당시 언론들은 역대급이라고 말이 많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근 1년간 스타트업 기업가치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4분기의 인수합병까지 포함한 투자규모가 무려 3조원에 육박합니다. 2020년 1년간 풀린 자금에 그리 밀리지 않는 규모인데요. 거품인지 아닌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확실한 건 스타트업 시장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4분기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는 물론, ‘트립비토즈’와 와그를 비롯한 여행 관련 스타트업들, ‘큐피스트’와 같은 데이팅/네트워킹 앱, ‘알스퀘어’와 같은 부동산 등 오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4분기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돌이켜보면 사실 그렇게까지 놀라운 발견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
불과 12월 초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코로나 전파가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 듯했습니다. 이로 인해 위드 코로나는 물론, 해외 입국자들 중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기대감이 정점을 찍었습니다. 퇴근 시간 강남역 인근은 밀리는 인파 때문에 활보가 어려울 정도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2022년을 시작한 현 시점, 코로나 종식은커녕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가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발생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많은 이들이 2020년 3월에 버금가는 상황이 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에는 양적완화로라도 경제를 부축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겹쳐 사실상 양적완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이 타격이 오프라인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점도 나오고 있습니다. ‘쏘카’나 ‘컬리’처럼 2022년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 같은 상황에 더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3차접종이 오미크론 예방에 80%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때보다는 의학적으로 더 나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21년 4분기 위드 코로나, 더 나아가 일상으로 복귀에 대한 베팅이 선견지명이었는지, 아니면 시기상조였는지는 3차백신 접종률이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