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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가 아니라 야놀자가 인수한 거 맞습니다

<사진제공 : 주식회사 넥스트유니콘>

안녕하세요. 매월 첫째주 금요일마다 찾아오는 NU’s 스타트업 먼슬리 투자 동향 리포트입니다.  

투자 현황

2021년 10월 사업 분야별 투자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 10월 한 달간총93건의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가 총32건, ‘미디어/마케팅’ 분야가 총 12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총 10건을 투자받아 투자유치를 가장 많이 한 산업 분야 중 상위 3순위에 해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 건수가 적었던 사업 분야를 살펴보면 ‘B2B’, ‘유통/물류’ 분야가 각 2건, ‘농업테크’ 분야가 1건씩 투자받으며 2021년 10월 한 달 투자유치 빈도수가 낮은 분야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10월에 진행된 총 투자유치 금액을 살펴보면, 10월에 이루어진 투자중 투자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36개의 기업을 제외한 총 57개 기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총 7,900억 5천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 ‘라이프스타일’의 사업 분야가 총 5,090억 5천만 원을 투자받으면서 2021년 10월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사업 분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핀테크’ 분야가 총 7건의 투자를 받아 사업 분야 중 투자 건수로는 상위 5순위를 차지했습니다. 핀테크 분야는 총 936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으며, 다음으로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총 479억 원을 투자받으며 각각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사업 분야로 확인되었습니다.  

10월의 스타트업 투자유치 단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투자 단계를 공개하지 않은 10개의 기업을 제외하고 총 83개의 기업이 투자 단계를 공개했습니다. 83개의 기업 중에서는 팁스 선정 단계부터 시드, 프리시리즈A, 그리고 인수합병까지 총 10개의 투자유치 단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10월 스타트업의 투자 동향은 아래 표에서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

2021년 10월 동안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가 총 32건(2021년 10월 전체 투자 건수 대비 약 34.41%)의 투자를 받으며 약 5,090억 5천만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가 많은 비즈니스 분야 중 투자 건수 및 투자금액에서 상위 1순위를 차지한 부분은 다음과 같이 설명 가능합니다. 넥스트유니콘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2021년 10월에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을 가장 많이 북마크로 추가하거나,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 전체 조회수가 가장 높은 것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전 9월 월간 리포트 및 분기 리포트에서 항상 언급되었던 것처럼 투자자들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4분기의 시작인 10월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난 투자 동향 리포트 모아보기

2021년 10월 동안 라이프스타일 분야 내에서 투자를 받은 분야는 ‘공동 구매’, ‘리셀’, ‘반려동물’, ‘미술품 구매’, ‘뷰티’, ‘명품 구매’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먼저, 이전 주간 리포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 중 하나는 바로 한정판 리셀 플랫폼인 크림(KREAM)입니다. 소위 ‘슈테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크림’이라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텐데요. 이는 국내 혹은 해외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상품을 구한 후 프리미엄을 붙여서 다시 판매하는 것이 하나의 재태크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나오게 된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크림의 첫 시작은 신발 리셀이었지만, 현재는 오프화이트, 스톤아일랜드, 슈프림 등 스트릿 웨어와 명품 등 다양하게 리셀의 카테고리를 넓혀가면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크림은 2021년 3월에도 약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나갔었는데요(1). 6개월 만에 대형 투자사들인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약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리셀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크림의 높은 시장 경쟁력에 대해 대외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2). 이번 투자를 통해서 크림은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며 해외시장 진출에도 힘쓰겠다고 합니다(3)

2021년 10월에는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투자유치가 많았습니다. 크림을 제외하고도 통 큰 금액으로 이루어진 투자가 많았는데요. 10월 투자유치 금액의 반 이상인 2,940억 원(10월 라이프스타일 분야 투자유치 금액의 약 57.8%)의 규모로 인수 합병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인터파크입니다. 여기서 더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인터파크를 인수한 기업이 야놀자라는 점입니다. 인터파크는 1세대 e-커머스의 선두주자로 불리면서 많은 분야에서 몸집을 불려갔었는데요, 그중 현재 ‘야놀자’가 중점을 두고 있는 여행/숙박 분야도 포함됩니다. 어찌 보면 2세대 여행/숙박 커머스 플랫폼인 야놀자에 의해서 여행/숙박 부분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수가 이루어졌던 주간에 발행된 리포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에서는 준비 단계에 있는 ‘위드 코로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인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위클리 투자 동향 보러 가기) 이와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이어지는 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파크가 아니라 야놀자가 인수한 거 맞습니다.

10월의 가장 큰 뉴스는 단연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소식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당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아마 반대로 읽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아직 우리 머릿속에서는 인터파크를 대기업, 야놀자를 스타트업으로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야놀자와 인터파크의 기업가치는 이미 차원이 다른 수준이 되었습니다.  

야놀자는 지난 5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2조 원가량을 투자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1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반면, 이번 인터파크 인수가는 약 3천억 원이었습니다. 해당 거래가가 인터파크 사업부문의 70%에 대한 인수금액인 것을 감안하면, 인터파크의 기업가치는 약 4,300억 원 수준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인터파크가 결코 작은 기업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해외여행을 알아볼 때 아직까지 인터파크를 이길 자가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인터파크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죠. 약 4,300억 원이라는 기업가치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기준으로 200~220위권 수준이죠. 하지만 투자유치한 2조 원 대비 25%도 안 되는 수준일뿐더러, 기업가치 10조 원을 인정받은 야놀자에 비해 5%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인터파크는 대기업, 야놀자는 스타트업이라고 느끼고 있었을까요? 단순 마케팅의 차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야놀자에는 있고, 인터파크에는 없는 일종의 스타트업 DNA 때문일까요?  

야놀자는 덩치가 커지는 와중에도 파격적인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았지만, 결론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선택들로 밝혀지고 있죠. 반면, 인터파크는 시스템이 구축된 후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증시는 물론,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한다는 것.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변경한 것은 물론, 구글이 픽셀 스마트폰에 자체 프로세서를 도입하는가 하면, 애플은 더 나아가 모든 제품에 자체 프로세서를 도입해버렸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출시했고, 아마존은 아예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업의 미래를 확보한다는 전략인 것입니다.  

반면, 인터파크와 같은 서비스들의 주된 고민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것의 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전의 인터파크와 현재의 인터파크 서비스를 보면 외관 외에는 개선점을 찾기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새로운 시도보다는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을 보호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어버리는데 말이죠. 인터파크 역시 이런 현상을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가 시장에 불러올 효과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선 야놀자의 인수 범위가 사업적인 영역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니콘 기업들의 기존 플레이어 인수 건들이 슬슬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토스도 LG U+로부터 PG사업을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설립했죠. 이런 선례가 차츰 쌓여가는 만큼, 후발주자 스타트업들이 이를 잘 감안해 사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전 없이 가능의 범위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기업 경영 역시 마찬가지죠. 시도를 해보고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전반적인 사회의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건은 추후 경영학 수업에서 두고두고 다루어질 내용이라 판단되는데요. 이전에 이런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다시 한 번 성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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